MYSC CEO 김정태님의 글[임팩트 시대가 온다] 임팩트 시대의 새로운 문법 / 김정태

관리자
202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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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


몸무게가 1.5킬로그램 빠졌다. 근 5년 내 처음 보는 기쁜 소식이었다. 사실 1주일에 3회 정도 헬스장에 간다. 근력운동 후 5㎞ 거리를 350㎉ 열량을 소모하는 속도로 달린다. 그뿐 아니다. 누군가 나이의 첫 자리 수만큼 밥숟가락을 덜어 먹어야 한다 해서 네 숟가락을 덜고 식사를 시작했다. 자동차 운전을 하지 않는데다 컨설팅과 투자 업무의 특성상 하루 평균 1만보를 걷는다. 물 먹는 습관도 바꾸면서 하루 1리터 이상을 마신다. 이런 시도 중에 무엇이 체중 감소에 가장 큰 기여를 했을까? 나는 이런 변화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제임스 클리어 지음)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진정한 행동 변화는 정체성 변화에 있다.” 헬스장에 가고 식사를 조절하고 많이 걷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이런 변화는 일시적인 시도로 그칠 수 있음을 우리 모두 경험상 알고 있다. 어떤 좋은 습관들이 꾸준하게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오직 그것이 자기 정체성으로 받아들여졌을 때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나는 신체를 건강하게 가꾸는 사람이야’라는 정체성이 들어서면 헬스장에 갈 수도 있고 식단을 조절할 수도 있다. ‘나는 지적이며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야’라는 정체성을 가지면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을 선택하고 이를 꾸준히 할 확률이 높아진다. 변화를 일으키는 진짜 핵심을 찾는 순간 우리는 진정 원하는 것을 이룰 가능성이 더 많아진다.


칼럼 연재를 시작하면서 이런 이야기부터 꺼내는 까닭이 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임팩트 시대’는 이미 수북한 해결책 더미에 급하게 또 하나의 해결책을 더하기에 앞서,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정체성과 ‘문제 정의’(문제의 원인 진단 및 대안 제시)를 다시금 찾아 나서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정체성을 세우지 않고 좋은 습관에 몰두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좋은 습관이라고 하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고, 더구나 지속가능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먼저 올바른 정체성 찾기의 사례를 보자. 소셜벤처 위커넥트는 통상 ‘경력단절여성’이라 불리는 여성의 재취업을 돕고 있다. 이들이 제일 먼저 한 시도는 경력단절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대신하는 더 나은 정체성을 제안한 일이다. 바로 ‘경력보유여성’이라는 정체성이다. 경력이 ‘단절’된 것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이전 직장생활과 출산, 육아 등으로 이어진 인생 주기에서의 통합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볼 것인가? 당신이 기업의 인사팀장이라면 경력단절여성을 선발하고 싶은가, 경력보유여성을 뽑고 싶은가? 정체성 확립을 제대로 해야 변화가 뒤따른다.


다음은 올바른 문제 정의.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가 만든 재단법인 ‘카카오임팩트’와 업무상 미팅을 이어가며 공유했던 문제의식이 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문제를 풀기 위해 투입되는 시간과 자원의 낭비가 사회적으로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원하고 투자하는 프로그램은 많기에 제대로 된 문제 정의 도출을 돕고 우리 주변의 잘못된 문제 정의를 바로잡고자 하는 프로그램이 절실했다. 카카오임팩트의 문제정의 협업 플랫폼 ‘백업’(100up)은 이런 맥락에서 지난달 공식 출범했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문제 정의부터 돕는 기관’으로 세우고 ‘사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올바른 문제 정의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백업’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주제 가운데 “농산어촌 청소년들이 동네를 떠나지 않고 어떻게 살 수 있나요?”(사회적협동조합 멘토리)라는 질문이 있다. ‘지역 소멸’ 또는 ‘청소년들이 지역을 떠난다’는 부정적 현상에만 집중했던 기존 접근과 달리, 멘토리는 문제를 청소년 관점에서 재정의하기 시작했다. “농산어촌 청소년들이(대상자) 지역을 떠나지 않고 지역의 청년으로 성장하려면(최종 목표) 청소년들이 중심이 된 사회참여 및 다양한 시도들이 지역 내에서 일어나야 한다(문제 정의).”


기존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해결책 도출에만 과도하게 집중했던 과거의 문법에서 벗어난다면 우리는 새로운 변화를 맞을 수 있다. 당신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당신의 새로운 문제 정의는 무엇인가?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88574.html#csidx20339ad530a158f82dc817c30f61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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