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시대가 온다] 사회적 어벤져스가 온다 / 김정태

관리자
2021-03-19
조회수 157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


28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VAC·소백) 행사. 주최 쪽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은 4천명의 참가자가 모여든 이 행사는 기업사회혁신, 그리고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행사였다. 에스케이(SK)가 제안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롯데마트, 행정안전부 등 50곳이 넘는 파트너들이 공동주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세계적으로 이와 유사한 성격과 규모의 행사는 이베이의 공동 창립자 제프 스콜이 2004년부터 영국 옥스퍼드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스콜월드포럼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008년부터 매해 사회혁신 스타트업, 임팩트 투자자, 혁신 기업 관계자 등 3천명이 참여하는 ‘소캡’(Social Capital Markets·SOCAP)이 있는 정도다. ‘소백’은 규모 면에서 이미 앞서의 행사들을 뛰어넘었고 다뤄진 내용의 수준 또한 높아 ‘세계 3대 사회적 가치 콘퍼런스’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유럽의 옥스퍼드, 북미의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아시아의 서울이 연결되면서 ‘패러다임 시프트,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라는 ‘소백’의 주제는 선언적 명제를 넘어 명실공히 지구적으로 적용되는 실체적 진실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사회적 기업이나 소셜벤처 등을 중심으로 한 콘퍼런스, 자본주의의 변화와 기업의 진화와 관련된 기업인들의 회의, 정부와 관련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세미나, 소비자와 구매자 등이 참여하는 전시회와 상담회 등이 개별적으로 진행되었다면 이번 행사는 이 모든 주제가 ‘연결된’ 시공간이었다. 각 영역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사회혁신가, 사회적기업가, 사내기업가, 기업의 리더 등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사회적 어벤져스’ 시리즈의 시작이랄까.


사실 행사 자체보다는 이 행사의 파급력에 주목해야 한다. 그 파급력은 ‘소백’의 세 수혜자 그룹과 연관되어 있다. 첫번째 그룹은 해당 분야에서 오래전부터 고군분투하던 활동가들.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의미가 있고 과연 변화가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스스로도 고민했던 분들에게 이번 행사는 분명 ‘때가 드디어 왔다’를 떠올리게 하는 감격스러운 잔치였다. 두번째 그룹은 에스케이와 같은 기업의 구성원들. 1천명이라도 모일까 걱정했던 주최 쪽의 우려는 기우였다. “직접 현장에 있어 보니까 앞으로 10년 이상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에스케이의 한 구성원이 필자에게 말하는 소감을 들으니 올해부터 핵심성과지표 50%가 ‘사회적 가치’로 배정되면서 우왕좌왕하던 6개월 전의 에스케이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마지막 그룹은 가장 큰 수혜자라 할 수 있는 한국 사회 전체다. 속칭 ‘소셜섹터’는 과거부터 사회적 미션을 시작점으로 출발한 사회적기업가 등이 중심이 되는 생태계였다. ‘소백’은 경제적 가치가 중심이었던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포용하며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 범주를 크게 확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소셜섹터’에서 ‘소셜밸류’로의 프레임 전환은 사회적 가치란 특정 섹터의 고유한 어젠다로 머물지 않고, 앞으로는 공공기관, 기업 등 모든 섹터가 다 참여해야 하는 사회적 어젠다로 격상되었음을 의미한다.


현장의 에너지를 느끼면서 문득 지난해 한국사회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내용 일부가 떠올랐다. “경제적 가치가 지배하던 고도성장 시대, 정치의 가치가 지배하던 민주화 시대를 거쳐 한국은 이제 사회적 가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어 최근 크게 공감했던 마무드 칸 펩시코 부회장의 말도 생각났다. “‘왜’ 해야만 하는가라고 묻던 때는 지났다. 지금 해야 할 질문은 ‘어떻게’이다.”


‘소백’은 기업이 어떻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할 수 있을지 한국 사회에 요청하는 첫번째 공개적 질문이다.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까? 사회적 어벤져스는 영화 <어벤져스>의 두번째 시리즈인 <시빌 워>를 지혜롭게 건너뛰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을까? 다음 편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95850.html#csidx64f0ffcd434a9bba6d055d3602fc005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