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시대가 온다] 대기업이 소셜벤처를 만날 때 / 김정태

관리자
2021-03-19
조회수 220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


지난 5일 대전에선 열린 ‘대한민국 사회적 경제 박람회’ 개막식은 가히 ‘원격 국무회의’라 불릴 만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 행정안전부·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환경부·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 장관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사회적 경제는 정부가 추진하는 사람중심 경제와 포용국가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같이, 이날은 사회적 경제가 현 시기 한국 사회에 가지는 의미를 짚어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사회문제는 새로운 혁신의 원천으로, 비즈니스를 통해 지속가능하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소셜벤처나 사회적 기업은 창의적으로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민간 기업의 지원과 협업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엘지전자와 엘지화학은 국내 최초 친환경 다자 간 협력모델 ‘엘지소셜캠퍼스’를 통해 2011년부터 기업 152곳을 육성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생겨난 기업들이 ‘공공디자인이즘’이나 ‘루미르’와 같은 소셜벤처 기업입니다. 공공디자인이즘은 지역 유흥업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습니다. 청주의 유흥업소 지역으로 알려진 밤골의 환경 개선을 위해 내덕 밤나무 고갯길 공공디자인 사업을 추진했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담장을 벽화로 꾸미면서 어두운 공간을 밝고 행복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디자인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행복한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이 공공디자인이즘의 목표입니다. 또다른 참여 기업인 루미르도 폐식용유를 활용한 빛의 제공을 통해 개발도상국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도록 기여하는 기업입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국내 최초로 기업 구성원이 참여하는 크라우드펀딩을 실시해, 소셜벤처 4곳이 22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기업 구성원들이 소셜벤처로 가 ‘프로보노’로도 참여해, 그 경험을 통해 대기업의 일하는 방식도 혁신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4개 기업 중 산소발생 마스크를 생산하는 ‘오투엠’이란 소셜벤처는 해당 투자 유치를 통해 꿈에도 그리던 자체 생산 라인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금융은 국내 최초로 사회적 경제 기업을 집합적으로 육성하며, 하나파워온임팩트를 통해 발달장애 분야 소셜벤처들과 협력하여 25개의 맞춤형 직무를 개발했으며 해당 직무별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대기업은 왜 소셜벤처 기업들과 가까워지려 하는 걸까요? 한국의 이런 현상은 포용성장과 혁신성장이 분리될 수 없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대기업 역시 새롭게 혁신하고 동반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 기업과 함께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일들이 필요할까요? 소셜벤처와 사회적 기업이 가진 창의혁신적 비즈니스모델에 매력을 느끼고 이를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함께하고자 직접 투자를 고민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해, 현행 공정거래법은 ‘대기업 집단의 확대’라는 잣대로만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 한 대기업의 담당자는 자사와 직접적인 협업이 가능한 소셜벤처를 검토하며 사업 계약 외에 더 밀접한 관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인 투자를 검토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약간이라도 투자가 들어가면 해당 사안의 필요성 등 정부 당국에 소명해야 할 것이 많아 사실상 직접 투자는 불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만약 특정한 전제와 조건 아래 기업의 소셜벤처 등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임팩트 투자를 장려한다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소셜벤처 등에 대한 동반성장 투자는 획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현재 산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기업벤처캐피탈의 활성화를 통한 기업의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 관점에서 소셜벤처 분야 역시 전향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일반 벤처인증 기업의 투자자에게는 여러 세제 혜택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처럼,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소셜벤처와 사회적 기업들도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이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자에게 동일한 세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임팩트 투자자가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03192.html#csidx2e2c470986657e5a0cf63149a3ac7d8 


0 0